훈육의 법칙

부모들이 하는 훈계에는 정말 중요한 사실이 간과되어 있다. 부모들이 아이를 훈계하는 상황은 대부분 생활습관이나 예절과 관련된 것들이 많은데, 이것을 가르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훈계가 아니라 모델링이다.

아이를 혼내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빠들에게 강력하게 당부하건대, 절대 식탁에서 혼내지 말라, 그리고 아이를 훈육할 때 다음의 세 가지는 꼭 기억하자.

 

첫째, 아이가 너무 몰입하고 있을 때느 그 즉시 혼내지 마라. 대표적인 것이 TV나 인터넷이다. 한참 몰입하고 있는 아이를 방해하면 부모가 하는 말에 짜증이나 화만 날 뿐이다. 그럴때 "그만해. 너무 많이 하고 있잖아"하면 아이는 내내 대답을 안 하다가, "너 빨리 안 꺼?" 하며 부모의 목소리가 커질 때"아, 알았다고요"라며 신경질적으로 대답한다. 이럴 경우 아이는 바로 그 행동을 중단하지만 그것은 부모의 훈계를 받아들인 것도, 잘못된 행동이 고쳐진 것도 아니다. 그저 잠시 강제로 중단시킨 것뿐이다. 그렇게 되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모두 기분이 나빠지고 사이도 멀어진다.

TV나 인터넷, 휴대폰 등을 사용할 때 아이가 너무 조절이 안 되는 것 같다면 그것을 사용하고 있는 그 순간 혼재지 말고, 시간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 날 아이가 안 하고 있을 때 대화를 시도한다."너 어제 컴퓨터 얼마나 했는지 아니?" "1시간쯤요?" "엄마가 지켜보니까 3시간 정도 하더라." 이렇게 말하면 자신도 몰랐다는 듯이 "그래요?"하면서 부모의 이야기를 듣는다. 바로 이때 아이가 한 행동이 얼마나 문제가 있는지, 왜 조절해야 하는지를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설명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바로 고치지는 못하더라도 부모의 말을 호의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행동을 교정하려는 성의를 보인다.

 

둘째, 분명한 원칙과 잘못된 이유만 설명해라. 훈계의 강도를 높인다고 아이의 인격을 깍아내려서는 안 된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교정할 때는 분명한 원칙을 주고,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되는 이유만 설명하면 된다. "너 그 따위로~"같은 표현을 쓰면서 감정적으로 혼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아이의 행동이 아니라 아이 자체를 혼내는 것이다. "너 그 따위로 해서 뭐가 되려고 그래?"가 아니라 "네가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거야"식으로 말한다.

때문에 부모가 감정적으로 화가 나 있거나 불안정하다면, 그 순간은 아무 휸계도 해서는 안된다. 훈계를 하려면 부모의 마음이 진정되어 있어야 한다. 만약 훈계 중 화가 난다면"지금 엄마가 감정이 잘 안 다스려진다. 오늘은 그만하고 다음에 얘기하자"라고 하는 것이 낫다.

 

셋째, 혼낼 때는 반드시 사무적으로 해라. 젊은 엄마들 중에는, 아이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할 때 단호하게 제어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 예쁜 아들, 그러면 안 되지요"라고 아이에게 사정하듯 말한다. 혼낼 때는 사무적으로 해야 한다. 사무적이라는 것은 감정적으로 지나치게 과잉 반응하지 말라는 뜻이다.

아이가 위험한 곳에 올라갔다면 "얼른 내려와.위험해"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 어머머, 우리 아들 그런 곳에 올라가면 안 돼요. 얼른 내려와야 돼요"라고 말하면 안 된다. 

간혹 요즘 엄마들 중 아이가 말썽을 부리고 있을 때 지나가던 어른신이 "얘야, 너 그러면 안돼"라고 혼을 내면, "당신이 뭔데 우리 애 기를 죽이고 그래?"라고 항의하는 부모들이 있다. '기를 죽인다'라는 말에 쓰는 '기'는 건강한 형태의 자신감이다. 잘못된 행동까지 당당하게 하는 것이 기는 아니다. 잘못하면 아이가 기고만장 형태의 기를 가지게 될 수도 있다.

 

인간이 타인으로부터 가장 존중을 받을 때는, 그 사람이 사회적 질서를 지킬 때다. 사회의 틀 안에서 배려를 받고 싶다면 나도 남을 배려해주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부모가 아이에게 분명히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도 덜 불안해하고 남들에게 존중받는 사람으로 자란다.

 

 

건강의벗(10월) - 오은영소아청소년클리닉